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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에 있는 신용카드 명세서를 가져왔습니다. 카드 명세서는 온라인이나 앱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저는 종이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직접 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도 실수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명세서를 한 번 훑어보는 데. 달러결제가 눈에 띄었습니다. 카드를 이용한 날자는 작년. 2024년 12월입니다. 2일과 23일입니다.
다 알겠지만 계엄이 있기 전에 카드를 사용했고, 그 후에 또 사용을 했습니다. 2일 환율은 1417원이 적용되었는데 23일 환율은 50원이 올라간 1467원입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된 기간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급격하게 올라간 트리거는 당연히 계엄입니다. 난데없는 12월 계엄으로 인해 원화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져 버렸고, 그 내역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국민카드 고지서. |
저처럼 알리에서 소액으로 몇 개 담아내는 사람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달러로 결제를 하거나 달러빚이 있다면 앞이 깜깜할 겁니다. 그 난리통을 만들어 놓고 굴속에 숨어있다 오늘에서야 마무리되더군요. 끝이 아닌 시작이겠죠. 말이라고 내뱉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혈압이 올라서. 😡
계엄 이후에 일어난 일. 오늘의 소동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낍니다. 사람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명백하게 보이는 잘못도 아니라고 합니다. 반대쪽에서는 같은 말을 하겠죠. 잘못은 우리에게 있는 게 아니다. 황동혁 감독이 의도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오징어 게임 시즌 2에서도 그러한 장면이 보입니다.
데스 게임을 멈추려는 성기훈은 자기 방식으로 믿고, 한 판더를 외치는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성기훈이 진실을 알려줘도 소용없습니다.
"나는 이 게임을 해봤어요"라고 말을 해도. 그 끝은 파멸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려줘도 아무도 믿지 않는 카산드라의 예언과 비슷합니다. 아니 아무 도는 아니군요. 성기훈의 말에 동조를 한 사람도 있었으니까요. 진실을 똑바로 직시하면 행동이 바뀔 것이라는 건 순진한 생각입니다.
인간의 행동이라는 건 이성의 영역에서만 결정하지 않으니까요. 성기훈의 깨닫지 못했던 건 바로 사실 앞에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몰랐다는 거죠. 아니. 자신이 했던 과거의 행동을 돌이켜봐도 그렇습니다. 게임에 스스로 들어갔다 자발적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들어갔죠. 속이는 건지, 속임을 당하는 건지, 스스로 속임 당하는걸 바라는 건지.
그래서 어떻게? 라고 한다면 모르겠습니다. 바꿀 생각이 없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성기훈이 더 이상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듯. 외부를 보는 시선이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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